민주당 “방송법 개정안 재검토” 野 “언론장악 기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5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홍익대학교 세종캠퍼스 국제연수원에서 열린 2017 정기국회 대비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박수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야당 시절이던 지난해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이 개정안의 미비점을 지적하며, 추가로 대안을 마련해보라는 뜻을 내비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여당이 되니 마음이 바뀌었다”거나 “후안무치 한 방송장악 기도”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위원들은 25일 세종시 홍익대 국제연수원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방송법 개정안을 주제로 토의한 결과 대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 조만간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을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개정안은 공영방송 이사를 정부가 아닌 국회에서 여야가 각각 7명, 6명씩 추천토록 하고, 사장은 이사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 뽑도록 하는 '특별다수제' 도입을 명시한 것 등이 골자다. 정권의 입김이 개입할 여지를 차단하고 여야 합의를 거쳐야만 인선이 이뤄질 수 있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최근 업무보고에서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으로 뽑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최악의 인사를 막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최선의 인사를 보장하는 구조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과방위 간사인 신경민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지난해 개정안을 발의할 당시에도 무색무취 한 중립적 인사가 공영방송사의 사장으로 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현실적 대안이 없어 불가피하게 현실적으로 타협해 이 개정안이 탄생했다”고 말했다.

신 의원은 “문 대통령도 특정한 방향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고 방송 개혁과 공영방송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가 사장이 됐으면 한다는 첨언이었다”며 “당시에는 김재철 MBC 전 사장 같은 최하급의 사람이 수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지만, 지금은 대통령의 지적이 맞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 더 좋은 안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권 내부적으로는 시민배심원단이 후보군을 꾸려 인사권을 행사하는 공영방송사장 국민추천제와 같은 아이디어도 거론된다.

보수 야당은 입맛에 맞는 코드인사로 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라고 규정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과방위 소속 한국당 의원들은 공동 성명을 내고 “문재인 정권이 결국 '방송 자유'라는 가면을 벗고 '방송 장악'이라는 민낯을 드러냈다”며 “코드 사장이 임명될 수 있도록 방송법을 개정하라는 주문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정당 이종철 대변인도 논평에서 “방송법 개정안은 지금의 여당이 야당일 때 강력하게 요구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런데 이것을 인제 와서 뒤집겠다는 말 바꾸기를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권력을 잡고 보니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른 건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야당이 제기하는 방송 장악 의도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재검토와 관련해서도 특정 방향을 염두에 두기 보다는 다방면으로 대안을 검토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야가 합의점을 이루기 쉽지 않아 방송개혁이 이번 정권에서도 물 건너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온다. 과방위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이 받을 수 있는 현실적 대안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며 “묘안을 찾아보기는 하겠지만, 어쩌면 현상유지가 나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email protected]

작성일 2018-04-05 11: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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