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관료들과 불편한 동거 불가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불대응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당선과 동시에 정권 인수과정 없이 대통령에 취임하는 문재인 당선인은 한 동안 박근혜 정권에서 임명된 관료들과 동거해야 한다.



총리와 장관 제청 및 국회 인사청문회 등 인선 과정을 감안하면 적어도 한달 이상 불편한 동거가 이어질 전망이다. 사상 초유의 동거 기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문 당선인은 최대한 흠결 없는 인사를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하고, 당분간 복수차관제 등의 방식으로 국정 초반 연착륙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총리 인선은 특히 국무위원 제청 권한과 연결돼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수다. 만약 문 당선인이 새로 지명한 총리를 통해 장관 제청을 할 경우 총리 인사청문회 등이 순탄치 않게 진행되면 내각 구성이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 이 경우 우회적으로 국무총리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부총리를 통한 제청권 행사 방법이 거론된다. 하지만 헌법에 부총리의 각료 제청권이 명시돼 있지 않은데다 해석도 엇갈려 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문 당선인 입장에서 선뜻 내키는 카드는 아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총리 임명 과정과 장관 임명 과정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문 당선인이 내각 구성을 굳이 급하게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라 가능성이 큰 선택지는 아니다. 때문에 문 당선인 주변에서는 차관들을 일괄 임명해 국정을 운영해 나가는 안이 대안으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다만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국무위원 과반 출석에 출석 위원 3분의 2이상의 찬성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존 내각의 일부 각료를 유임시키면서 순차적으로 물갈이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황 권한대행도 4일 기자간담회에서 “국무회의를 구성하는 게 쉽지 않다. (당선인은) 그런 부분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며 내각 일괄 사퇴는 표명하되 시기는 차기 대통령에게 맡기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차기 내각 형태와 관련해 문 당선인은 역시 국정운영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문 당선인이 대선 기간 밝힌 구상에 따르면, 중소기업청의 중소벤처기업부 승격과 소방방재청 독립, 해양경찰청 부활, 과학기술위원회와 교육위원회 신설 정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참여정부의 전례에 비춰 보면 내각 인선은 정치인과 전문가, 관료 그룹으로 나눠 부처의 특징에 맞게 안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참모진 구성과 조율이 필요하겠지만, 일단 정치인 중에는 선대위에서 요직을 맡았던 송영길 총괄선대본부장이나 전병헌 전략본부장, 최재성 종합상황본부 1실장 등의 입각이 점쳐지고 있다. 또 전문가 그룹에서는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을 이끌었던 조윤제 서강대 교수나 조대엽 고려대 교수, 최종건 연세대 교수, 김현철 서울대 교수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관료 중에는 참여정부 당시 실무에서 중용됐던 인사들의 권토중래가 예상된다.

6개월 넘게 국정공백이 현상이 이어져 왔기 때문에 전문가들 역시 동거 기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고, 새 정부의 정책 어젠다를 하루 빨리 셋팅하는 게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는 “기존 정권의 내각과 같이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는 걸 애초부터 알았기 때문에 넘겨줘야 하는 쪽이나 새로 들어서는 쪽이나 서로 협조하는 마음으로 최대한 혼란의 시간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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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7-10-11 17: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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